15주년 기념앨범. 기념공연. 기념 mp3p. 그리고 케이블이나 웹을 통한 미공개 컨텐츠들의 유통. 내년 새앨범과 돌아올 서태지의 행보가 유난히 다른 때와는 달라보이기만 한다.

기념앨범
지금까지 발매되었던 전앨범의 리마스터링 작업과 몇 곡의 새로운 리믹스 작업에는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을거다. 또한 발표했던 모든 뮤직비디오와 미공개 영상까지 생각해보면 오래전부터 진행되었던 작업일거라는 예상은 충분히. 15,000장 한정 발매. 이미 사재기로 인한 인상 찌푸리는 일들 속속히 발생중.

기념공연
12월1일에 있었던 15주년 기념공연에 비록 직접 출연하지는 않았으나 출연가수들에게 직접 곡을 지정하여 주는 등 전체적인 공연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 분명. 지인에게 여분의 표가 생겨서 가볼까 하였으나, 무리한 일정에 패쓰. 게다가 주인공 불참인 파티라니.

기념mp3p
삼성에서 출시된 mp3p에 뒷면에 서태지의 싸인이 들어가며, 서태지가 직접 설정한 서태지eq가 추가되며, 기념앨범의 일부 컨텐츠가 1년간 제공. 이것 역시 10,000대 한정 판매. 서태지의 브랜드 파워가 아직까지 막강하긴 하지만 삼성전자와 협의를 통한 발매까지의 과정 역시 그렇게 쉽진 않았을듯.

미공개 컨텐츠
네이버 뉴스
싸이월드의 동영상 채널
활동기간인 92년부터 현재 2007년까지 틈틈히 이런 영상들을 준비해놓았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기념앨범에도 포함되어 있고, 네이버, 싸이월드를 통해서 시작되었고, 동영상 공유를 통하여 확산중. 서태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간 이들에겐 옛 기억의 재회와 함께 향수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이름이 아닌 그 실체를 접하는 기회.


무언가를 기념하는데 있어서 꼭 10단위의 수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15주년이라는건 약간 어정쩡한 느낌이 든다. 짧은 활동과 긴 공백기를 생각해 볼 때, 72년생으로 올해 36세인 그의 나이를 고려해 볼 때, 이번 앨범이후는 어쩌면 지금까지 그가 가져온 이미지로 대중에게 어필하기는 힘든 나이일지도. 고로 데뷔 15주년의 일환으로 치뤄진 위와 같은 이벤트 들에서 어쩌면 내년에 나올 앨범이 또 다시 마지막은 아닐런지 하는 기우를 해 본다.


92년부터 줄곧 팬이었지만, 위의 15주년 이벤트와는 전혀 무관했기에 나도 기념삼아 그동안 서태지의 테입과 CD들을 한번 정리해 봤다. 대중음악을 처음 접했던 시절, 그의 음악을 시작으로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에 고마운 마음. 이것 외에도 3집때 발매했던 사진집도 방구석 어딘가에 있을텐데. 하핫.








직접적이고 직설적인 표현과 은유적이고 간접적인 표현이 다가오는 느낌은 분명 다르다. 어느 편이 더 감정과 느낌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라기 보다는 상황과 대상에 따라서 더 어울리는 표현법이 있기 마련. 스토킹을 주제로 한 노래들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노래하느냐에 따라서 그 느낌은 확연히 달라진다. 자, 여기에 모인 스토커 3인방들을 보시라.


<허밍어반스테레오 - 스토커>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지난다. 편의점에서 캔커피를 사던, 같은 시간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던, 혹은 노래에서 처럼 같은 시간에 산책을 나오든. 시작의 의도가 아니었지만 본의아니게 그의 스토커가 되어 버린다. 어쩌면 누구든 한번쯤은 비슷한 경험, 생각을 해 본적이 있지 않을까.

목욕하고 바로 나온듯한 머리
집안에서 입는 편안한 옷차림에
항상 이시간 몰래 산책을 나온 너를 봐
나는 스토커

보면 볼수록 말야 원빈 오빨 닮았단 말야
당신의 워킹은 나의 눈요기 투자인걸
머리 길은 남잔 죽어도 싫지만 말야
당신이라면 바로 너라면 죽어도 좋아


이지린의 가사는 지극히 여성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고-(그가 노래한 곡들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등장하는 그의 목소리 또한 그렇게 느껴진다) 뭔가 트렌디 한 느낌과 귀여운 느낌을 자아낸다. 귀여운 스토커. 스토킹 당하는 그 남자와 그 남자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 여자. 그리고 음악을 듣고 있는 제 3자가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다이나믹 듀오 - 그림자>
자, 여기 또 다른 스토커가 있다. 노래가 시작하는 분위기 부터가 심상치가 않은.

난 너의 집 앞에서
혼자서 널 기다려
올 때까지 아니 못기다려
니가 집 키 숨긴 자릴 알아
문을땄어 익숙한
너의 냄새를 따라걸어 들어갔어
나 지금 너의 방에있어
그때 인기척이들려서
나 침대밑에 숨어있어
숨죽여 웃으며
나 너를 기다리고있어

사랑과 그리고 집착. 서로 다르게 생긴 두 단어의 차이는 사실 단어의 생김새의 다름보다도 훨씬 더 작은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이 담는 그릇에 사랑이 넘쳐올라 그릇이 터져버릴 지경이 되면 그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겠지. 오직 단 한사람만이 그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겠지만. 중간에 나오는 여자의 욕설- 다시 현실로 다가오는 차가움.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남이되어 버리는게 인생사"


<서태지 - Heffy End>
앞의 두 스토커가 분명한 극과 극의 상황을 보여줄 때, 이번의 스토커는 조금은 두리뭉실하고 애매모호한 느낌이다. 하지만 터지는 폭발력보다는, 때로는 그것을 품에 품고 있는 편이 훨씬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거. 어디로 튈지, 그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 위태위태하기 마련이다.

넌 어째서 네 곁에 서있는 날
그렇게 차갑게 외면하니
난 너만
Sorry, 미안해
지난밤 나의 잘못을 후회했어
I thought it was over But its not over
난 또 너의 뒤를 난 쫓고 있어

더 달려봐 더 멀리 뛰어봤자
결국 넌 내 앞에 있는 걸 정말 모르니
차라리 꺼져버리라고 말해줘
나에게 미소를 지어봐 날 달래봐
제발 나지막이 속삭여줘
It`s all right. It`s all right.


음악이 없는 서태지의 가사를 텍스트로만 놓고 읽어 보면, 전체적인 문맥이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며, 동시에 매력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노래의 경우 스토커의 노래 아닌가. 각 순간순간의 이미지들이 오버랩되어서 하나의 전체적인 느낌을 만들어 내는 기분이랄까. 그의 다른 노래의 제목이기도 한 제킬박사와 하이드- 에서 처럼, 하나의 자아안에 있는 두 가지 마음이 묘하게 교차되고 있다. 결국 애증의 관계. 쉼없이 춤을 추는 이퀄라이져 그래프 처럼 그 막대의 높이는 쉴새없이 변하고, 결국은.